젠슨 황·이재용·정의선 ‘깐부치킨 회동’…“오늘은 모두 공짜”

부산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한창이던 지난 30일 저녁,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치킨집이 세계적인 기업인들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함께 치맥 회동을 가진 것이다.

이날 오후 7시 20분경, 젠슨 황 CEO는 검은색 가죽 재킷 차림으로 ‘깐부치킨’ 삼성동점을 찾았다. 그는 APEC CEO 서밋 참석을 위해 15년 만에 방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잠시 뒤 후드티와 회색 패딩을 입은 정의선 회장, 흰색 긴팔 티셔츠 차림의 이재용 회장이 차례로 도착했다. 세 사람은 시민들과 사진을 찍은 뒤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황 CEO는 입장 전 취재진과 만나 “엔비디아와 한국은 훌륭한 파트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내일 함께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와 좋은 소식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치킨과 맥주를 좋아한다. 친구들과 함께 즐기기 좋은 자리라 생각해 ‘깐부’를 택했다”고 웃으며 밝혔다. 세 사람은 식당 통유리 앞자리에 함께 앉아 치즈볼, 치즈스틱, 순살·뼈치킨 등을 곁들여 치맥을 즐겼다. 황 CEO는 직접 사인을 한 일본 위스키 ‘하쿠슈’ 2병을 이 회장과 정 회장에게 선물했으며,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도 각각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회장은 “치맥 먹는 건 십 년 만인 것 같다”고 말했고, 정 회장은 “나는 자주 먹는다”며 웃었다. 황 CEO는 옆 테이블의 ‘소맥 타워’에 관심을 보이며 “쏘 굿(So good)”을 연발했고, 세 사람은 팔짱을 끼고 ‘러브샷’을 하며 친근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황 CEO는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라고 말해 주위의 박수를 받았다.

식사 후 계산을 두고 이 회장이 “오늘은 내가 살게요”라고 말했으나, 시민들이 “젠슨 황!”을 외치자 황 CEO는 식당의 ‘골든벨’을 울리며 “오늘은 모두 공짜입니다!”라고 외쳤다. 이에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환호를 터뜨렸다. 가게를 떠나며 이재용 회장은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고 한잔하는 게 행복”이라며 “오늘은 좋은 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