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엔 안 돼요?”… 성동구 특수학교 설립, 또다시 '님비'에 가로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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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에 들어설 예정이던 지체장애 학생 대상 특수학교 ‘성진학교’ 설립이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 동네엔 일반고가 더 필요하다", "명품 동네엔 명품 학교가 들어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이는 사실상 특수학교를 혐오시설처럼 바라보는 전형적인 '님비(NIMBY)' 현상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성수공고 폐교 부지를 활용해 2029년 개교를 목표로 22학급 규모의 특수학교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학교뿐 아니라 도서관, 생활체육시설도 함께 조성하고, 체육관과 주차장은 지역 주민에게 개방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학령기 인구가 늘어나는데 일반고가 우선”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국특수교사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특수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라 장애 학생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공교육의 기반”이라며 “진짜 ‘명품 동네’는 약자를 배제하지 않고 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현실적으로도 성동구엔 고등학교가 단 2곳뿐이고, 인근 일반고 중 하나인 경일고는 학생 수 320명으로 통폐합 기준에 가까운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시 전체 특수학교 수는 33개에 불과하고, 그 중 국공립은 15곳뿐이다. 성동구를 포함해 8개 자치구에는 특수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게다가 특수학교는 장애 유형별로 구분돼야 한다. 지체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은 시각·청각 장애와 전혀 다른 환경과 설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 전체 특수교육 대상자 중 단 31.1%만이 특수학교에 다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같은 갈등은 과거 강서구 ‘서진학교’, 중랑구 ‘동진학교’ 사례와도 닮아 있다. 서진학교는 학부모들이 무릎 꿇고 호소한 끝에 7년 만에 개교했고, 동진학교는 주민 반대에 부지를 8번이나 옮긴 끝에 무려 10년이 밀려 개교를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장애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조건이고, 특수학교는 그저 다양한 학생을 위한 또 하나의 ‘학교’일 뿐이다.” 누군가의 일상이자 권리가, 여전히 지역 이기주의와 맞서야 하는 현실이 씁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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