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지나자 폭염… 광주·예산 수해 복구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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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구멍 난 줄 알았는데, 이젠 불구덩이에 있는 기분입니다.”

폭우에 잠겼던 광주광역시와 충남 예산 지역이 이번엔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흘간 527㎜의 폭우가 쏟아진 광주 북구 신안동은 20일, 복구작업에 나선 주민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폭염 속 진흙탕 속 가전과 가구를 꺼내며 땀을 뻘뻘 흘렸다.

지난 17일 하루 동안만 광주에 433㎜의 폭우가 쏟아져 관측 이래 최대 기록을 세웠고, 19일 밤 호우특보가 해제된 지 12시간 만에 폭염특보가 다시 내려졌다. 낮 기온은 33도까지 오르며 복구 작업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충남 예산군 삽교읍 하포리도 사정은 비슷했다. 17일 새벽 시간당 82㎜의 폭우로 삽교천 둑이 무너져 마을이 통째로 잠기면서 비닐하우스 수천 평과 농기계가 침수됐다. 감자 100톤이 젖어 악취를 풍기고, 고령 주민들은 병충해와 2차 피해를 걱정하고 있다.

마을회관에선 보건소가 심리 상담을 진행 중이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는 주민의 말은 수해 지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물 폭탄이 휩쓸고 간 자리에, 이제는 폭염이 복구를 방해하고 있다. 시작된 고통이 언제 끝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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