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 없애야 하나”… 4년 전 놓친 박해민, 한화의 뼈아픈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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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패배는 결국 ‘박해민의 한 경기’로 요약된다. 1회 초, 1사 1루에서 문현빈의 타구가 외야로 뻗어갈 때만 해도 흐름은 한화 쪽으로 기울 듯 보였다. 하지만 박해민은 높이 솟구쳐 그 공을 낚아채며 LG 벤치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버렸다. 2-0으로 앞선 5회에는 문동주를 상대로 쐐기 솔로홈런을 터뜨렸고, 6회에는 사구로 출루해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그야말로 ‘한화 킬러’였다.

한화 팬들은 농담처럼 “대전 출입 금지”를 외치지만, 속내는 다르다. 그만큼 박해민을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이제 그를 안 볼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 ‘사오는 것’ 뿐이다.박해민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사실 한화는 2022시즌을 앞두고 박해민을 진지하게 검토했던 팀 중 하나였다. 당시 박건우와 함께 외야 보강 후보군에 올랐지만, 결국 ‘내부 육성’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 결과 박해민은 LG로, 박건우는 NC로 향했고, 두 선수 모두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한화는 지난해까지 ‘중견수 부재’라는 고질병을 안고 고전했다. 올해 플로리얼과 리베라토가 그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우며 숨통을 틔웠지만, 이미 시기는 늦었다는 평가다.FA 영입은 단순히 돈을 쓴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팀의 현재 전력, 유망주 성장 플랜, 포지션 중복 여부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고난도 전략이다.

무계획한 영입은 ‘고액 잉여 선수’를 낳을 위험이 있고, 반대로 꼭 필요한 자리에 투자하지 않으면 전력 균형이 무너진다. 그 사이에서 한화는 수차례 갈림길에 섰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타이밍’을 놓쳤다. 한화는 지난해 안치홍(6년 최대 72억 원), 올해 엄상백(4년 78억 원) 등 총 150억 원을 투자하며 FA 시장에 나섰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이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돈을 썼지만, 써야 할 곳엔 쓰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박해민은 내년이면 만 36세가 된다. 다시 FA 시장에 나온다고 해도, 나이와 체력 관리가 변수다. 올겨울 FA 시장에는 타격형 외야수 강백호가 등장하지만, 손아섭 등 기존 전력과의 중복 문제로 한화가 쉽게 움직이긴 어렵다. 결국 이 모든 이야기는 **‘타이밍의 문제’**로 귀결된다. 2022년에 한 발 늦은 판단, 그리고 2025년 한국시리즈 1차전의 아쉬운 결과. 한화가 써야 할 때 쓰지 못한 돈의 대가는, 19년 만의 가을야구 무대에서 더욱 쓰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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